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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발전을 선도하는 환경 최고 전문가 “환경영향평가사”


[인터뷰]신복수 한국환경영향평가사회장 “현행 거짓부실 형평성 위배…의무고용제, 보고서 부실 막기 위한 최후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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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의 거짓부실 판정 논란과 환경영향평가사 의무고용제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4월 신복수 한국종합기술 환경부 부사장이 제4대 환경영향평가사 회장으로 선출됐다. 신 회장을 만나 현재 환경영향평가업계를 둘러싼 제도들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향 및 향후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신복수 제4대 한국환경영향평가사회장

▲회장직 초임부터 임무가 막중하다

평소에도 대행업체, 1종 환경영향평가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개인적인 상황 때문에 공식석상에서 활동할 생각은 없었다. 평가사회 운영진의 추천을 통해 입후보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평가사분들의 지지에 자리에 앉게 됐다.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현재 업계를 둘러싼 거짓부실 행정처분 이슈 등에 대한 적극적으로 개선하도록 노력해볼 생각이다.

▲거짓부실 문제의 핵심은

모두가 알다시피 현행법상 거짓부실은 고의성 여부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단순하게 사실과 다르면 거짓이라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나. 이미 타법에서는 고의적이거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제재를 하고 있는데 형평성에 어긋난다. 더 큰 문제는 판단기준이 곧바로 행정처분으로 직결된다는 거다. 고의가 아닌 단순 실수이거나 하는 경우에는 환경영향평가서를 재작성하거나 수정하거나 하는 등의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저 사실과 다르면 거짓이 되고 곧바로 행정처분을 받는게 현실이다. 거짓으로 판정되면 1차는 업무정지 6개월, 2차는 등록취소로 행정처분 강도도 너무 쎄다. 행정처분이 끝나면 PQ심사에서 1년간 최대 4점의 감점도 당한다. 요즘 양벌규정을 없애는 분위기인데 환경부는 아직까지 이게 남아있다.

▲관리를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

애당초 1종과 2종의 영역이 다르다. 현행법상 환경영향평가업은 1종 평가업, 2종 조사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대부분의 거짓판정의 문제가 되는게 보고서 작성이 아닌 조사영역 거짓이다. 올초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접수된 거짓판정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거짓판정 사유 대부분이 현지조사과정에서 나왔다. 엄연히 2종업체의 거짓인데 34개 1종업체들이 피해를 볼 상황이었다. 명단에 있던 업체들 대부분이 국내 환경영향평가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곳들인만큼 행정처분을 받게되면 업계 전반에 타격이 생길 수도 있었다. 현재는 문제가 일단락됐지만 거짓부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례가 반복될 우려가 있다.

관리를 잘하면 된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환경질조사업체는 환경검사시험법에 의거한 시험검사기관이다. 국립환경과학원,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 등과 함께 독립성을 가지고 운영되는 13개 중 하나다. 시험검사에 참여하는 기술자한테 이거하라 저거하라 하는게 맞겠나. 1종업체들은 데이터가 맞는지 틀린지 알수도 없고 그저 자료를 믿고 인용할 뿐이다.

▲1종업체의 잘못은 없다는 것인가

책임주체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1종업체의 업무분야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1종이 책임져야 하겠지만 분야가 다른 2종업체의 거짓을 왜 1종이 행정처분을 받아야 하냐는 거다.

그리고 환경질측정업체의 조사 거짓의 문제가 왜 생기는지도 봐야 한다. 가령 해당 분야 업무중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가 대기질 조사인데 연속 3일 조사라는걸 해야한다. 말이 3일 조사지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일단 조사 당일날 전후로 날이 맑아야 한다. 그 사이에 비가 오면 조사를 다시 해야한다. 비가 안오는날을 골라서 현지조사를 가야한다. 공사를 안하는 주말에는 또 안된다. 이것저것 조건을 넣다보면 1년중에 완벽하게 조사환경이 들어맞는 날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업체별로 측정기기를 보유한 대수도 감안해야 봐야 한다. 평균적으로 많아야 5대 정도 가지고 있고 2~3대 보유한 업체가 수두룩하다. 이걸 연속 3일조사하면 그현장에 가지고 나가 계속 있어야 하는데 현장이 어디 한두개인가. 어떻게 보면 현재의 까다로운 기준에서는 거짓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게 진짜 거짓인 셈이다. 

그리고 환경영향평가라는 대행업자만 하는게 아니다. 사업자를 비롯해 환경영향평가업체, 협의기관, 검토기관, 환경·시민단체, 주민 등이 모두 참여하고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면 이 순환고리에서 가장 약자인 우리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억울하다는 거다. 물론 최근에는 워낙 이슈가 되다보니 환경부 자체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는 있는데 인지만 하지말고 적극적으로 해결을 위해 나서줬으면 한다.

▲의무고용제, 지방업체는 위기다

먼저 최근 평가사 고용업체에 대한 한시적 가점제 운영에 대해서 일부에서 제도가 유예되는 것이냐는 문의가 많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환경영향평가사 의무고용제는 예정대로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오랜시간 환경부에서 환경영향평가사 의무고용에 대해 미고용 업체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간담회를 통해 공지해 왔고 이미 환경영향평가사 국가자격 도입 이후 11년이 경과했다. 추가적으로 업체의 사정으로 의무고용 시기를 2년반동안 유예한만큼 더 늦출 수 없는 사안이다.

현재 평가업 등록이 타 분야 기술인력을 활용하면 가능한 상황인 것도 평가사 의무고용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현행법상 등록에 필요한 10명 중 환경기술자 4명에 타분야를 활용하면 평가업체를 세울 수 있다. 그만큼 환경영향평가업체 수는 늘어났지만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할 수 있는 환경분야 기술자가 부족하고 결국 과다경쟁, 저가수주로 인한 부실 보고서의 원인이 되고 있다.

평가사 태부족에 대한 문제가 많이 지적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현재 배출되고 있는 환경영향평가사 대비 전체 환경영향평가업체의 숫자는 적정하다고 본다. 올 3월 기준 평가업체는 304개, 5월 기준 환경영향평가사는 395명이다. 올해 2차 시험 합격자까지 감안하면 업체당 1.4명, 3차 이후에는 1.6명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지방업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인 것은 인정하지만 결국 환경영향평가사 고용은 시장논리에 결정된다. 회사의 근무조건이나 기술수준, 소지재, 주변여건 등에 의한 것으로 인위적 조정이 불가능하다. 현재 환경영향평가PQ에서 소기업이나 지역업체에 대한 가점이 있기 때문에 일부 회사들에서 자회사를 신설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평가사의 권한이 너무 커지는 것 아닌가

수요에 따른 권력화는 당연하다고 본다. 분야별 전문가는 다 있다. 가령 수질, 대기에도 기술사가 다 있지만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에는 통합관리가 필요하다. 평가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여기에 있다. 각 전문분야도 알아야하지만 전체분야를 균형감 있게 아우르면서 통합적인 사고 능력이 있어야 한다. 환경영향평가제도가 왜 있나. 환경보전이지 않나. 단순하게 법대로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법을 준수하면서도 그 이상의 환경보전을 실현하는데 목적이 있다.

▲환경영향평가협회와 조율은 어떻게

현재 환경영향평가협회 기술위원으로 16년동안 역임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협회는 업체를 대표하고 나는 평가사를 대표하기 때문에 성격이 조금 다르다. 그래서 때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지만 그게 자연스러운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짓부실 행정처분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는 현재도 함께 고민하고 있고 향후에도 업계 발전을 위해 발맞춰 나갈 생각이다.

▲평가사회장으로서 향후 포부

현재 환경영향평가는 안들어가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데 교육분야에서 뒷받침이 안되고 있다. 특히 대학교의 경우 환경공학, 환경학과 등이 과거에 비해 많이 없어지거나 타분야와 많이 통폐합되면서 업계 자체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환경영향평가사는 사실상 우리분야의 PM역할을 하는 셈인데 평가사로 가기 위한 중간 커리큘럼이 없다. 환경영향평가사 양성을 위한 전공과목을 신설하고 배출하면서 초급, 중급 등으로 세분화하고 환경영향평가사로 이끌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 한가지는 평가사가 제도가 도입된지 10여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노임단가 기준이 없다. 관계기관에서 제도를 마련해주고 한다면 평가사들도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고 처우가 제대로 보장된다면 제 몫을 다할 수 있다.

환경영향평가 작성에 함께 협의하는 기관,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줬으면 좋겠다. 대부분 평가가 끝나고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의를 제기하는데 이미 작성된 협의문은 대부분 수정되기 어렵다. 물론 업계 차원에서는 이걸로 거짓판정을 당하고 행정처분을 받을 우려가 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환경보전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환경영향평가는 충분히 대중에 공개돼 있고 자유롭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작성에 있어서 최대한 많은 의견들을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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